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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port

천로역정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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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시절 엄마와 천로역정 연극을 본 적이 있었는데 이번 과제를 통해 책을 읽어보니, 새삼 그때 봤었던 연극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천로역정 연극은 2시간 안에 모든 내용을 보여주다 보니 지금의 기억에선 한 사나이가 천국에 가기까지의 여정 정도로 기억됐었는데, 실제 천로역정 책은 그 여정 속에 많은것들이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기억했던 사나이는 사실 순례자의 모습이였고, 천국으로 가기까지의 여정은 엄청난 유혹과 시련, 시험에서 승리한 거룩한 분의 발자취를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크리스천이라는 주인공이 주님을 만나고 구원을 얻게 되어 죄사함을 받았지만, 그 이후에 주님을 만나러 가는 삶의 여정은 오히려 너무나 혹독하고 처참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족을 전도하려고 했으며, 가족과 순례의 길을 떠나길 원했던 크리스천은 가족들로부터 외면당하며 홀로 쓸쓸히 주님의 천국 길을 오르게 된다. 크리스천은 주변 친구들, 가족들에게 말한다. 우리는 천국에서 영광의 면류관을 쓰게 된다고...또한 그곳은 우리를 빛나게 해줄 옷도 있고, 눈이 부신 거룩한 사람들이 계시며, 무엇보다 영원히 하나님과 함께 살 수 있는 곳이라고.. 그러니, 그 여정을 함께 하자고 권유하지만 가족들은 하나같이 크리스천을 비웃었고 같이 가기로 마음먹고 출발했던 친구들도 혹독한 여정속에 하나 둘씩 놓치게 되며 크리스천 홀로 그 길을 묵묵히 걸어나간다.
그렇지만, 그 여정속에 그는 분명히 혼자가 아니였다.
크리스천의 여정을 지혜롭게 인도해주는 전도자, 선의, 해석자, 그리고 신앙의 동반자가 되어준 신의, 신실, 소망 등의 친구들...힘듦의 여정 속에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함께하셨고, 좁은 길과 헛된 유혹, 모진 핍박 속에서 이겨낼 수 있도록 믿음의 동력자를 심어주셨다.
나의 인생도 크리스천의 모습과 닮아있다. 신앙이 성숙하진 않지만, 그래도 믿음의 여정은 여전히 전진 중이긴 하나, 그 안에서 믿음이 꾸준히 뜨겁게 유지되기는 어려웠던 것 같다. 그럴 때마다 회복할 수 있도록 믿음의 선배이신 엄마, 가족, 친구들, 지인들이 내 옆에 존재했다. 그들로부터 회복할 수 있는 힘을 받기도 했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지혜로운 조언을 듣기도 했다. 크리스천에게 주님은 위로하심, 지혜로운 말씀을 주변 전달자를 통해 전달해 주시며 하나님의 함께하심을 느끼게 하셨던 것처럼 나 또한 주님께 위로를 받으며 살았고, 살고 있다.
한편, 책을 읽어나가면서 크리스천의 믿음의 여정을 방해하는 여러인물들의 모습이 내 모습 같아 너무나 부끄러웠고, 창피했다. 
나태, 거만의 모습속에 내가 투영되어 보였다. 피곤하다는 이유로 좀 더 자고 싶어 하나님께 가는 믿음의 여정의 예배를 중요시 하지 않는 나의 모습이 나태와 닮아있었다. 또한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나는 너무나 작고 나약한 어리석은 존재임에 불가하지만, 실상 주변 사람들에게 믿음의 정도를 가지고 나보다 믿음이 적다느니 등의 남을 정죄하는 모습이, 그리고 자신만만을 넘어 교만한 모습이 거만과 닮아있었다.
특히 사심의 지인들인 세상 집착, 돈 사랑은 현재 내가 집중하고 있는 삶의 모습인 것 같아 바로 그 순간 회개기도를 드릴 수 밖에 없었다. 탐욕 도시의 이익 사랑 마을에서 움켜쥐기 씨라는 선생에게 배웠던 그들의 모습이 내 삶의 모습이였다. 세상 집착은 말한다. 나는 하나님의 복을 받으며 신앙생활을 하고 싶다라고... 이는 내가 실제 서스럼 없이 말했던 내용이다. 물론 부자가 되려고 신앙생활을 시작한 건 절대 아니지만, 풍요로운 삶을 동경하는 삶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표현하는 돈 사람의 생각이 내 생각과 같아 보였다. 신앙을 세상 쾌락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삼고 있는 것이 혹시나 진짜 죄악된 내 속의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더불어 몇주 전 담임목사님의 설교 말씀이 내내 내 마음속에 깊이 박혀있었다. 내 눈 앞에 바로 보이는 이익에만 눈이 먼 채 정작 중요한 것은 잃게 되는 세상적인 이익을 따르는 나의 모습이 '에서의 신드롬'의 빠져있는 돈 사람의 모습이고 그게 나의 진짜 모습이 아닌가...
나는 이 책을 통해 나의 죄의 실체를 깨달았다. 그렇지만 죄와 고군분투하며 피터지게 싸우지 않고, 내 아주 깊은 곳에 묻어두고 사는 모습이 현재 내 모습이다. 또한 두리 뭉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 나라로 향하는 여정 속 사단의 거대한 전략임을 깨닫게 된다.
죄의 실체를 알고 그 죄와 싸워야 하고 그 죄에 빠뜨려 우리를 넘어뜨리려는 사단과 맞서 싸워야 하는 것이 나의 큰 과제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평생을 실제 죄와 끝까지 맞서 싸워 이겨내리라 오늘도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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